투자와 투기의 차이점, 투자는 옳고 투기는 깡통이다?
투자는 옳은 것, 투기는 인생한방 노리고 전재산 다 베팅하는 도박이다라는 사회의 통념이 만연합니다.
투자(invest) : 좋은 것, 해야할 것, 지향해야할 것, 덜 위험한 것
투기(speculation) : 나쁜 것, 하지말아야할 것, 지양해야할 것, 굉장히 위험한 것
사회에서 무엇을 위해 별로 다르지도 않은 두개의 단어에 이렇게 상반된 인식을 심어두었을까요?
우선 사전적 정의를 살펴 보겠습니다.
사실 사전적 정의에서는 그리 큰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이익을 기대하며 자원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가 아닌가싶기도 합니다. 그럼 도대체 왜 사회에서는 투기를 온갖 부정적인 의미들로 매도 했을까요? 개인적으로 두가지 이유 정도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유 1. 스스로를 투자자라고 칭하는 이들이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우월감을 느끼는 가장 쉬운방법은 그룹을 나누고 반대 그룹을 깎아내리는 것입니다. 시세차익을 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가격 급등락이 큰 자산에 좋은 타이밍에 진입해 좋은 타이밍에 나오는 것입니다. 전략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보다 빠른 시간안에 적은 손실로 더 큰 수익을 낼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일부 투기라는 단어를 힐난하는 사람들은 "이런식으로 해서는 결국 깡통이다", "그건 잘못된 방식이다"라며 비난하기 바쁩니다. 결국 수익을 추구한다는 면에서는 동일한데 말입니다. 접근 방식을 문제삼으며 다른 방식을 욕하는 것으로 "내가 옳다.","이렇게 하는게 안전하지","이 방식이 옳은 거야"라며 자기 우월감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유 2.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할 수 없으니까
저는 본질적으로 도박과 투기의 결이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확률을 계산하고 감당 가능한 리스크를 지고 베팅하는 것이지요. 내 판단이 틀렸을때 리스크의 크기, 내 판단이 맞았을때의 수익, 내 판단이 맞을 확률, 이 모든 것을 계산한 기대값을 잘 계산해 내게 우위가 있을때 베팅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감명깊게 본 웹툰이 있습니다. onesound작가님의 "텍사스홀덤"이라는 웹툰인데요. (왜 단행본이 안 나올까요..굉장히 많은 영감을 준 웹툰인데..) 이 웹툰에서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돈을 버는 등장인물이 한 말이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한국인은 성격이 급하고 정확한 계산을 기반으로 베팅하기 힘들어하지. 그래서 도박을 법으로 금지시켜 둔거야. 너희는 이 게임을 즐길 정도가 아니다~하고 말이야"
한국에서는 강원랜드를 제외한 모든 사설 도박장은 불법으로 규제하고있습니다. (그럼에도 강원랜드에서 전재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지만...) 하지만 주식, 선물, 비트코인등은 어떻습니까? 정부에서 규제가 가능할까요? 얼마 이상 손실나면 그 주식 계좌는 정지! 이런게 가능하리라 생각하십니까?
투기든 도박이든(저는 포커외에 다른 게임은 잘 모릅니다..) 내가 감당할 만큼의 돈을 가지고 실력을 키워 베팅할 수 있다면 충분히 효율적인, 심지어 재미까지 있는 자산확장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력을 키울 생각은 안 하면서, 베팅이라는 행위에서 나오는 그 흥분감에 중독되어갑니다.
법으로는 금지시킬 수도 없고, 시작하면 돈 다 잃고 한강으로 가버리니 방법이 있겠습니까? "이건 하면 큰일 나는거다.", "투기성 자산이니 건들지 마라.", "투자를 해야지 투기를 하면 안된다"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바꿔버리는 거죠. 아마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의 인식에 투자 = 장기, 투기 = 단기라는 생각이 있는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장기적으로 베팅하면 어제 매수하고 오늘 다 잃지는 않을테니까요.
"장기적으로 투자해도 실력이 없으면 분명히 돈을 잃습니다. 그 속도가 느릴뿐"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투기꾼이라 생각하는 입장에서 인식을 바로 잡고자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다만 투자자든 투기꾼이든 자산을 잃을 수도 있는 리스크에 발을 담궈야만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그러한 행위들은 철저한 분석과 공부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열심히 공부합시다♥
